Refr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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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프레임의 구상은 한국의 전통적 공간 구성에서 시작되었다.
서구의 현대건축이 조적조의 내력벽 구조로부터 철근콘크리트 가구조로 발전한 것이라면 목재 가구조를 공간의 골격으로 삼았던 한국의 전통건축은 개념상 이미 현대건축이었다.
르 꼬르비지에의 근대건축 다섯 원칙 중에서 옥상정원을 제외한 네 가지- 필로티, 자유로운 평면, 자유로운 파사드, 수평 창은 기둥과 들보로 구성되는 가구조의 비내력벽에서는 당연한 구법이었기 때문이다.
현대건축의 철근콘크리트 가구조는 목재 가구조의 조립방식을 강접합으로 바꾼 것에 지나지 않는다. 차이가 있다면 철근콘크리트가 여전히 강고한 경계로 닫힌 공간을 구축하고 있는 것에 반해 목구조의 원리는 느슨한 경계로 열린 공간을 형성하는 것이다.
리프레임은 철근콘크리트 구법에 충실한 건축이지만 공간을 구성하는 벽은 구조와 분리되어 안으로 물러나 있다. 그렇게 형성된 이중의 경계는 구조체와 벽체의 사이에 여백을 만든다. 그 여백은 일종의 잉여 공간이어서 통로가 되기도 하고 발코니가 되기도 한다.
외부와 자유롭게 접촉하는 평면이 만들어지면 자유로운 입면 역시 당연한 결과가 된다. 구조적 원리에 충실한 범위 내에서 건축의 형태는 자유로이 조절 될 수 있다. 어디를 열고 어디를 닫을 것인가는 주변의 맥락에 어찌 조응할 것인가로 결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