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안암교당
원불교 안암교당 (Anam Temple of Wonbuddism)
원불교의 교당으로는 강남, 경주에 이은 세번째 작업이다. 강남에 사무실을 차리고 얼마되지 않아서의 일이니까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처음 계획했던 대지는 제기동이었으나 공동지분의 소유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페이퍼워크로만 끝나는 줄 알았던 것이 장소를 옮겨 앉느라 시간이 늘어났다. 강남과 경주의 연속된 과정으로 ‘원’의 건축적 표현에 관심을 두고 있었을 때였으므로 원의 요소가 강하게 나타나 있다. 작업이 중단된 사이에 만지게 된 소태산 기념관, 청주교당의 계획에서는 원의 직설적인 표현보다 은유적인 방법을 택하는 것으로 생각이 바뀌게 되었으므로 대지가 바뀌었다는 조건을 두고 다시 계획해보려는 생각을 했지만, 굳이 원래의 설계를 고집하는 주장에 밀려 대지조건에 맞추는 변형만으로 만들어지게 되었다.
원불교의 종교적 특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시각적인 요소로서 원을 사용하고 공간 구성은 교회의 형식을 차용했던 것에 대한 반성이 원불교의 종교적 의미와 우리의 전통적 공간개념을 접목시키는 것에 실마리를 잡아오게 하였는데, 안암교당의 경우는 결국 편하게 넘어가고 만 것이 되었다. 완공을 앞두고 현장을 오가면서 삼년전에 내가 생각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되짚어 보게 됐다. 형태 만들기에 급급해 다른 것은 생각하지도 못했던 어리석음도 보이고 미처 정리하지 못하고 현장에 내보낸 설계의 설익은 모습도 보인다.
저질러놓고 후회한들 소용없는 일이지만, 하지 않은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으로 또 일을 저지르게 될 것이다. 남의 능력을 빌어 나를 연습한다는 것이 부끄럽기까지 하지만 도리가 없다. 그럴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