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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태산 기념관( 현 원불교 역사박물관)

소태산 기념관 (Sotaesan Memorial Hall)

원불교는 1916년에 시작된 토착종교이다. 교조인 박중빈 대종사의 법명인 「소태산」은 원불교의 상징적인 의미로 올해로 그의 탄생 백주년을 맞아 기념관의 개관을 비롯한 다채로운 행사를 치루었으며 창업기를 거쳐 이제 제도 정착기에 들어서 3대째의 종법사를 정점으로 하여 고유종교로서의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연한 계기로 맺어진 원불교와의 관계가 교조의 기념관을 설계하게까지 이르렀지만 강남·경주·안암교당과 몇 개의 프로젝트를 경험한 것만 갖고서 종교적 상징성의 요체를 표현해 내기란 쉬운 것이 아니었다. 그 종교의 내부에 발을 들여놓지 않은 상태에서의 해석은 다분히 피상적일 수밖에 없으며 그것이 주관적인가 객관적인가의 문제 이전에 대상에 대한 이해의 깊이가 문제이다. 원불교를 종교로 갖고 있는 건축가도 있을 것이므로 이럴 경우 내부로부터의 해석이 타당한 것인지 외부에서의 시각이 정확한 것인지를 알기 어렵다. 교리를 이해하고 대종사의 전기를 파악한다고 해서 대상에 대한 직관적인 접근이 이루어 졌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이백평이 약간 넘는 작은 규모임에도 1년여의 설계기간과 2년여에 걸친 공사는 요즘에는 보기 드문 경우이지만, 그 비중 때문에 개관을 하고 난 지금에도 그 여운이 계속 남아있다.

네개의 정방향으로 이루어진 사각의 기단과 네개의 원, 여덟의 기둥으로 싸여진 몸체와 돔을 중심으로 한 정방형의 지붕 등이 형태를 이루는 기본적인 요소이다. 엄격한 좌우대칭의 균제로 구성되어 있는 이 요소들은 교리로부터 추출된 계율적 특징을 차용한 것이다.

교단의 이해를 구하기 위한 설득의 방법론으로 채택한 형태와 예술의 관련성은 결국 표현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어 부분적인 디테일을 결정하는 규범으로까지 발전되는 기초적인 의미가 되었다. 그러나 끝까지 내세우지 못하고 혼자만의 생각으로 갖고 있었던 것은 구체적인 형태로서가 아니라 공간적인 감각으로서의 원리 공간이 과연 체험될 수 있을 것 인가 하는 것이었다. 원불교가 의미하는 원(圓)은 서클(Circle)이 아닌 글로브(Globe)이다. 강남교당이 평면적 원이고, 경주교당이 단면적 원이라면 안암교당은 입면적인 원이었다. 여러 차례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계속 실망만 하고 있었던 공간적인 원의 형성을 이번에는 이루어 보려는 욕심을 갖고 있었으므로 가시적인 요소로서의 원은 결과적인 의미가 없는 수단으로서만 삼았다.

원의 중심을 사각형의 중심에 일치시켰을 때 내접하고 있거나 외접하게 되는 원과 사각형의 비례적인 관계를 공간적인 상관성의 구성방법으로 삼는다면 구체적인 형태로서의 원으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감각적인 원의 공간이 구성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상상에 대한 확인의 방법은 실제의 경험외에는 없었으므로 결과물의 완성만을 초조하게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중간중간 확인을 위해 어려운 걸음을 했어도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반신반의는 더욱 혼란스럽기만 할 뿐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혼자만의 생각으로만 갖고 있어야 했다. 소태산의 석상이 원의 중심을 가슴에 안으며 베일을 벗던 순간, 사람들로 꽉 찬 홀 안에서 분명히 느껴져 왔던 원의 공간이 나만의 경험이었는지 아니면 과연 다른 이에게도 느껴졌는지를 아직도 알 수가 없다. 여전히 확인하기 위한 용기가 만들어 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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