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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교회

동명교회 (Dongmyong Church)

설계자와 건축주의 만남에서 일대일의 관계가 아니라 일대 다수의 경우도 있게 되게 마련이다. 처음, 장로들의 방문을 받고 각양각색의 주문이 쏟아졌을 때를 생각하면 그 난감했던 기분이 새롭다.

설계자를 선정하는 과정, 나름대로의 프로그래밍과 조건을 전달하는 단계, 만들어진 계획안을 프로포즈하는 일 등이 한두번에 이루어진 적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에 남아있다. 장로회의나 교인들의 모임에 나가 교회가 지어지는 과정을 일일이 설명하다가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예기치 않은 궁금증들을 풀어주느라 진땀흘렸던 경험은 지금 생각해보면, 나에게 건축에 있어서의 대중성의 존재를 깨우쳐준 유익한 것이었다. 이런 경우 설계자의 자세에 따라서는 의뢰자의 개성이 독특하거나 강한 경우보다 훨씬 제약을 받지 않게 되는 일이 있을 수 있다. 공동체의 집약된 의사는 구체적이고 실제적이기 보다는 추상적이고 원칙적인 것으로 나타나기 마련임으로 이에 거부반응을 일으키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수용해서 같이 고민하는 입장으로 이들 속에 파고드는 것이 설계자의 이니셔티브를 확보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된다.

이렇게해서 얻어진 이니셔티브는 의뢰자의 신뢰감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임으로 설계자의 의도는 정확히 표현되어질 수가 있다. 주택가의 한 가운데 종교공간을 집어넣는 것은 여러가지로 어려울 수밖에 없다. 주변지역에서 거부반응이 있을 것은 불을 보듯 한 것이고 그에 대한 관청의 태도 역시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교회로 말미암은 환경적인 피해를 경험해 보았으므로 이번 프로젝트의 진행은 주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교회내부의 기능적 요소들을 파악해내는 것으로 시작했다.
첫째로, 가능한 최대의 예배공간을 요구함으로 해서, 건축적 볼륨이 확대되고 그로 인해 기존의 질서에서 튀어나오게 되는 부조화, 일조권, 가시권의 문제

둘째로, 예배행사 등에서 필수적인 음악과 기도 등이 주변에는 소음공해로 피해를 주게된다는 문제
셋째로, 다수의 군중이 특정시간대에 집중됨으로서 일어나는 번잡함이 기존질서를 혼란시키는 문제
이상의 것 외에도 이로 인한 부수적인 결과들이 많겠지만 주로 기존의 환경질서와 대립되는 것에 의한 것이 모두라고 판단되었다. 이렇게 정리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모순을 적당히 해결하는 중간론적인 방법은 오히려 양쪽을 모두 만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되고 말기 때문에 적극적인 방법론이 아니어서는 해결에 이르지 못하고 말 것이다. 여러 번의 검토끝에 얻어진 결론은 공간구성의 원칙을 비존재의 개념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기존의 구성을 뒤집어 해석하거나 가시적인 것과 비가시적인 것의 내용을 뒤바꾸어 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개념에서 만들어진 것의 대강은 주요소로서의 예배공간을 지하에 숨기고 지상에는 부속기능적인 공간을 압축시켜 노출시키는 모양을 하게 되었는데 이러한 방법에 의해 첫째와 둘째 문제에 대한 해결이 가능하게 되었다. 셋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상공간의 영역성을 확보해야만 하였음으로 건축적 처리에 의한 광장을 구성하기로 하고 지상의 공간볼륨과 담장을 하나로 엮어 놓게 되었는데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담장의 개념을 확대시켜야만 했다.

이런 이유로 구성된 치장의 구조물들로 가역의 형태를 취하게 되는데 이것은 내부에 있어서는 투시성에 의한 개방감을 이루고 외부로부터는 영역의 형성에 의한 폐쇄적인 감각을 이루게 함으로 기존의 질서에 대한 상호간섭이 차단되어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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